법보신문: 꾸밈없기에 걸림 없는 담박한 위로

2022.06.23 07:53

향기소리도우미

조회 수124

 


2022년 6월 20일 법보신문


http://www.beopbo.com/news/articleView.html?idxno=310329 


다시 여행을 시작하는 그대에게
덕조 스님 글·사진
김영사/328쪽

맑고향기롭게 이사장 덕조 스님
‘아침을 여는…’ 문자 메시지서
행복·시간·소통·수행·침묵 주제
통찰 담은 간결한 문장 ‘눈길’


‘침묵의 의미는 단순히 입을 다물고 아무 말도 하지 않는 데 있지 않습니다. 인간 내면 깊숙이 자리 잡은 심연을 들여다보는 일입니다.’

더 이상의 수식어가 필요 없는 ‘시대의 스승’ 법정 스님의 맏상좌 덕조 스님의 두 번째 이야기다.


덕조 스님은 2009년 서울 길상사 소임을 내려놓고 송광사 선원에서 정진을 시작했다.


‘입을 다무는 침묵’이 아닌 ‘마음 속 심연을 들여다보는’ 10년의 시간을 보낸 스님은 2019년 산문을 열고 나와 사단법인 맑고향기롭게 이사장 소임을 맡으며 대중과의 깊은 소통을 시작했다.


2015년 첫 에세이집 ‘마음꽃을 줍다’를 통해 불일암에서의 소박한 일상과 단순함의 진리를 전했다면 두 번째 에세이집 ‘다시 여행을 시작하는 그대에게’는 지난 시간 그 깊은 심연에서 길어낸 통찰의 사리다. 

“창문을 열면 맑은 바람과 영롱한 별들이 마당에 내려앉은 적막한 불일암에서 13년! 은사 법정 스님께서 주신 불일암과 카메라! 은사스님의 향기가 가득한 불일암에서 ‘나는 왜 이곳에 있는가?’ 스스로 묻습니다.


지난 10년은 은사스님의 유언을 따르며 수행했다면, 지금은 은사스님의 마음과 하나 되기 위해 살고 있습니다.”
법정 스님이 주신 카메라로 세상의 그림자를 찍었다. 찰나를 기록해 영원으로 남기는 사진은 우리 삶과도 닮아 있었다.


영원을 살지 못하는 인간, 순간을 잘 살기 위해 날마다 다시 태어나고 다시 시작해야 하기에 ‘오늘이 영원’이라는 가르침을 덕조 스님은 사진으로 담고 글로 전했다.


책에는 2014년 5월부터 지금까지 휴대폰 문자메시지로 매일 독자들에게 전한 ‘아침을 여는 향기 소리’의 글 가운데 가려 뽑은 330여편을 수록했다.


직접 찍은 사진 40여장도 함께 실었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사계절로 묶은 글 모음에는 각각 행복과 시간, 나를 다스림과 소통, 수행과 기도, 쉼과 침묵이라는 8개의 주제가 담겼다. 현대인에게 꼭 필요한 휴식과 지혜의 메시지다. 
그럴듯한 미사여구 하나 없이 담박하고 명료한 글은 꾸밈이 없기에 걸림도 없다. 어떤 마음으로 책장을 펼치든 위로를 만날 수 있는 이유다.


천의무봉(天衣無縫)의 아름다움이 책장 가득하다. 

남수연 기자 namsy@beopbo.com

댓글 쓰기

댓글 0